[근황] Git 책을 쓰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토미입니다.
제 블로그를 관심있게 보셨던 분들은 올해 왜 제 블로그에 새로운 글이 올라오지 않는지 궁금하실겁니다. 그 이유는 올해 모든 시간을 Git책을 쓰는데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왠 책이지?"
"왜 주제가 Git이지?"
"이 사람 Git 전문가인가?“
이런 여러가지 궁금증이 생기실 것 같습니다.
Git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갖게 된건 2018년 말 회사 업무를 하면서 였습니다. 업무 중 Git관련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제가 나서서 해결 할 수 없었고, 누군가 해결할 사람이 나타나 주기를 바라는 제 모습을 보는게 창피했습니다. Git을 처음 사용한건 2015년인데 그 후 3~4년이 지났는데도 업무에 대충 쓸줄만 알았지 제대로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아… 언제 한번 시간을 내서 Git에 대해 제대로 들여다 봐야겠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생각을 바로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이직한 회사의 업무가 많았고, 일 외에 회사에서 사용하는 새로운 언어와 부족한 CS 지식도 습득해야 해서 한정된 시간 속에서 Git을 공부하는 것은 후순위로 밀렸습니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Git관련 문제가 생겼는데, 어떻게 어떻게 해결은 됐지만 주변의 동료를 봐도 Git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비단 저와 제 주변 개발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많은 다른 개발자도 겪고 있는 문제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때마다 '누군가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 내린 결론은 "그래! 내가 한번 해보자!" 였습니다. 블로그를 꾸준히 쓰면서 배웠던 것 중 하나는 무엇인가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것" 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책을 쓰면서 Git을 제대로 배워보자고 결심했습니다.
2018년 말 이후 '책을 쓰면 좋겠다.' 라는 마음을 어렴풋이 품고 있었지만, 이직한 회사의 많은 업무와 긴 출퇴근 시간 등으로 인해 따로 책쓸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2021년 올해 회사 업무가 안정되고 코로나로 인해 재택 근무를 하게 되면서 업무 외 사용할 수 있는 여유시간이 많이 생겼습니다. 이 기회가 언제 사라질지 모르기 때문에 올해는 ‘다른 모든 일은 제쳐두고 남는 시간을 오직 Git 책을 쓰는데 사용하자' 라고 마음먹었고 지금까지 Git책을 써오고 있습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습니다. 이전에 블로그 포스트, 번역, 에세이, 논문 등을 써본 경험이 있어서 책을 쓰는게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꺼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그렇지 않았습니다. 작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기술적인 내용을 다뤄야 하기 때문에 Git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는 것 이었습니다. Git을 제대로 알기 위해 공부를 하면서 끊임없이 특정 주제에 대해 ‘내가 제대로 이해한게 맞는지', '빠뜨린 부분은 없는지' 를 확인 했습니다. 또 이해한 내용을 어떻게 하면 쉽게 전달할 수 있는지도 고민했습니다. 이 과정 하나하나는 참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한 가지 운이 좋았던 부분은 회사에서 온라인으로 Oreilly의 서적을 모두 열람할 수 있는 복지를 제공해줘서 Oreilly에서 제공하는 모든 Git책을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책이 20여권 정도 입니다. 작업을 위해 이 책과 블로그 포스트 그리고 유튜브 영상 등을 참고 했습니다.
필요하면 책에 있는 명령을 하나하나 실행해가며 Git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힘썼고, 정확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하나라도 있을 때는 끝까지 찾아서 정확히 확인하고 이해 했습니다. 공부를 하면 할 수록 공부해야 할 것이 계속해서 보였습니다. 그러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까지 더 깊이 공부했습니다.
이런 강박과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마음은 책의 품질을 높여주긴 했지만, 새로운 챕터를 쓸때마다 마음에 큰 부담을 던져 주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작업을 하면서 여러번 작업을 회피하고 많이 놀기도 했습니다. '아… 이렇게 힘든 작업을 또 해야하는구나… 하기 싫다. ㅠㅠ' 라면서 ㅋ
하지만 어떻게 하겠습니까? 제게 있는 마음의 무거운 짐을 없애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무거운 그짐을 들어서 옮기는 것' 밖에 없지요.
책을 쓰던 중간에 회사 내부 iOS개발자 행사인 애플톡에서 기술적인 내용을 공유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저는 이때 제가 그동안 공부했던 Git에 대해 정리해 발표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나는 Git에서 이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이걸 이렇게 설명하면 쉽게 이해될 것 같아서 자료를 이렇게 만들었는데, 다른 사람도 이 내용이 유익하다고 느끼지 않을까?" 라는 제 가설을 검증하고 싶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동료들로부터 아주 좋은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내가 설정한 방향이 틀리지 않았구나." 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자신감을 가지고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현재 작업은 초안이 80% 정도 완성됐습니다. 나머지 20%도 열정과 인내를 가지고 채워 넣어야 합니다.
첫 독자로서 제가 제 책을 읽었을 때 유익하고 흥미로웠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독자 분이 읽으셨을 때 책을 읽는 내내 쉽고 유익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이라도 지루하거나 시간낭비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책이면 좋겠습니다.
완벽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지금 이순간 만큼은 “지금의 나는 이보다 더 잘 쓸 수는 없다." 라는 수준의 책을 쓰고 싶습니다.
저는 Git책을 쓰는 것이 하나님이 제게 주신 사명이라고 믿습니다. 저의 1년이라는 시간을 여기에 사용하지만 기대할 수 있는 최대 수익이 백만원 정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ROI(Return On Investment)가 좋지 않지만, 책을 통해 국내의 많은 개발자들이 유익을 얻을 수 있다면 참 보람될 것 같습니다.
아직 초안 작업 중이라 "책이 언제까지 나올 수 있을꺼다." 라는 약속은 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초안 작성이 끝나면 전체적으로 다시 한번 읽어볼텐데 이후에 내용이 추가되거나 기존의 내용을 완전히 버리고 다시 쓸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 출판사 컨택을 하고 출판 작업을 진행할 때에도 일정에 변수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 개인적인 스캐쥴의 제약으로 인해 내년 봄은 넘기지 않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Git책을 쓰고 있는 제 근황을 공유드렸습니다. 다음에 관련 소식을 전해드릴때는 Git 책 출간 소식을 들고 찾아뵙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참! 책 제목은 “토미의 Git with SourceTree(가칭)" 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